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미셸 슈나이더 지음, 이창실 옮김/동문선

캐나다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전기다.

굴드가 워낙 독특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의 생애를 풀어내는 방법도 독특할 수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미셸 슈나이더는 기존 전기문과 다른 형식과 다른 내용으로 굴드의 전기를 썼다.

피아니스트가 연주한 가장 유명한 곡,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형식을 따왔다. 아리아, 30번의 변주, 다시 아리아. 보통 전기문이 그 사람의 생애를 처음부터 시간 순서대로 다루는 데 비해, 이 전기문은 글렌 굴드가 32세 정상의 자리에서 섰을 때 갑자기 대중 앞에서의 연주를 완전히 그만 둔 시점인 1964년부터 시작한다. 그의 갑작스러운, 세상과의 단절을 예술적 행위로 파악하면서 그의 예술에 대해 본질을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글쓴이는 세상과의 의도적인 고립과 예술적인 고독의 문제를 단지 객관적인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에서 유추할 수 있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많은 사색을 한다. 굴드의 연주를 들었던 분이라면 그의 연주에 내재된 피아니스트의 영감을 글로 가장 잘 표현한 글이라고 격찬하는 데 주저하지 않으리라. 굴드의 사색을 따라가는 기분이다.

슈나이더의 유추 중에 흥미로운 것 두 가지. 앨범 사진에 30개 장면이 보였던 것이 변주곡 30곡과 의도적으로 맞추기 위함이었을까? 악보도 없이 연주하면서 안경을 쓴 이유는 주변 사물을 보지 않기 위함이었다?

존재의 심연 속에서 굴드의 고독이 투명하게 빛난다.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는 그 황홀한 홀로됨을 묘사한다.

170쪽 나츠메 소세키의 <<삼각의 세계>>는 도대체 어떤 작품을 말하는지 알 수가 없다. 검색해 보면 남녀 삼각관계만 나온다. 이건 아닌 것 같은데...

1회독 2011.02.06
2회독 2015.07.18

Posted by love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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