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를 모른다면, 이 책은 안 읽겠지. 이 책으로 처음 이 작가를 접하는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다른 책부터 읽은 후에 이 책을 집으라.

기행문이다. 유명한 항구도시를 여행하면서 그 지방에서 유명한 음식을 먹은 감상을 썼다. 그렇다고 미식가의 요리 비평은 아니다. 여행 전문가의 상세한 관광 안내기는 더구나 아니다. 그럼 뭔가. 제목처럼 수다다.

주제 맞게 잘 쓴 글이 아니다. 술집 마담하고 술 마시고 도박하고 사람 구경하고 그런다. 2004년 나오키 문학상을 타고 거만해진 자신을 솔직히 드러내 놓는다. 평소 자기 생활과 생각을 거침없이 풀어 놓는다. 자기 책 광고를 천연덕스레 한다. 독설과 찬양이, 솔직함과 뻔뻔함이 그네처럼 흔들거리며 짧은 문장으로 열심히 조잘거린다. 웃긴다. 재미있다.

이 소설가는 이 책에서 밝히길, 결혼은 하셨고 나이는 마흔 줄이고 아이는 없고 앞으로 없을 것 같고 예쁜 여자 좋아하고 일본 야구는 선수의 기록을 외울 만큼 마니아다.

기행문인데도 그의 문장은 그대로다. 주인공을 소설가 본인에서 다른 아무 이름이 붙이면 소설로 읽히리라. 이라부나 오쿠다나 몸만 어른이고 정신 상태는 어린 아이다.

사진 찍는 사람과 편집자가 같이 하는 여행이다. 그래도 열심히 혼자 춤추는 걸 보면, 딱 이라부 모습이다. 괜히 그런 캐릭터가 나왔겠는가. 다 작가 닮아서 나온 자식이지.

오쿠다의 문장은 청량 음료수다. 탁 쏜다, 짧고 간결하게.

Posted by love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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