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의 귀환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박상은 옮김
문예춘추사 펴냄
'셜록 홈즈의 귀환'은 총 13편의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잡지에 한 달에 한 편씩 연재하다가 묶어서 책으로 냈다.
'빈집의 모험'은 폭포에서 사라졌던 '마지막 사건'을 이어받아 홈즈가 어떻게 살아 돌아왔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설명한다. 모리아티가 등장하진 않지만, 그의 하수인이 쏜 총에 홈즈가 죽을 뻔한다. 이 단편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 출연작 '줄자 살인 사건'과 범인의 살인 동기가 같다. 한 사람이 죄를 고백하려 하자 다른 한 사람이 이를 막고자 죽인다.
그림 문자 암호를 해독하는 '춤추는 인형'은 단순한 퍼즐이다.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폭력 조직은 대개가 미국 사람들이다. 첫 장편소설 '주홍색 연구'처럼 이상한 사건 뒤에는 악의 집단이 있다.
그동안 기억했던 홈즈 이미지와 달라 놀랐다. 지난번에는 마약하더니, 이번에는 돈 밝히고 장물 취득하고 살인자 놔주고 범행을 모른 체 한다. 복면 쓰고 문 따는 기구 세트 들고서 왓슨과 함께 도둑질도 한다. 특수한 사정이라 눈감아 줄 수 있겠다 싶긴 하다만.
코난 도일은 셜록 홈즈 시리즈를 어떻게든 쓰고 싶지 않았다. 단편 '마지막 사건'에서 홈즈를 폭포 속으로 던져버리고 사망을 선언해 버렸다. 반응은 거셌다. 가상의 인물이 죽었는데 마치 진짜 사람이 죽은 것처럼 근조 리본을 달고 애도했으며 해당 소설을 연재하던 잡지의 불매운동을 벌였다.
독자들의 아낌없는 성원 덕에 셜혹 홈즈가 되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단편소설 '빈집의 모험'으로 주인공이 되살아난 이유는 코난 도일의 주머니 사정 때문이었다. 돈이 궁해서 쓴다. 셜록 홈즈를 살린 것은 돈이었다.
도일은 여전히 홈즈가 미웠다. 왓슨의 입을 통해 또 한 번 연재 중단을 발표한다. "나는 <애비 농장 저택> 사건을 마지막으로, 셜록 홈즈의 공적을 기록하여 발표하는 것도 그만둘 생각이었다. (중간 생략) 홈즈가 자기 경험이 계속 발표되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442쪽)
이 말은 돈 때문에 다시 또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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