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죽음
퍼트리샤 콘웰 지음
홍성영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Body of Evidence (1991년)
두 번째 작품에서는 퍼르리샤 콘웰이 욕심을 많이 냈다. 연쇄 살인이 일어나지만 실마리조차 잡지 못한다. 주인공 스카페타의 옛 애인까지 등장한다. 역시나 이번에도 살인범은 주인공을 향해 돌진하며 죽이려든다. 왜? 모른다. 제정신이 아닌 인간이니까.
영국식 정통 추리소설에 익숙한 이에게는 콘웰의 이야기 방식에 멍해진다. 용의자로 나열된 사람들 중에 범죄자가 있고 그 절묘한 범죄 수법을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내내 얘기했던 인물들은 범인이 아니다. 오해였다니까. 갑자기 튀어나온 범인이 주인공을 죽이려고 달려든다. 참 쉽게 쓴다.
사라진 원고를 둘러싼 살인극의 정체는 다소 엉뚱한 데 진실이 있었다. 진실을 밝혀가는 중에 밝혀지는 사연들은 명확하진 않다. 법의관 주인공이 추측할 뿐이다. 그래서 친애하는 M에게 보낸 편지의 정체 또한 두 번 반전한다. 그리고 이 사연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주인공의 감수성은 잔잔하게 감동을 준다.
형사 마리노와 법의관 스카페타가 티격태격 말대구로 싸우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흐뭇한지. 은근히 미운 정 고운 정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둘이 싸우는 것은 사회적 지위와 문화적 취향이 달라서지 정말 미워서 그러는 게 아니다.
마리노 : 20년 동안 책은 한 권도 사지 않았소이다.
스카페타 : 안타깝군요. 독서란 참 좋은 거예요. 언제 한번 읽어보세요.
마리노는 애써 교양이 있는 척하지 않으며, 스카페타는 굳이 교양이 없는 척하지 않는다. 둘은 그 자신으로 살아간다.
이 소설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알 헌트'다. 타인의 감정을 색으로 보는 사람이다. "내가 경위님에게서 받은 신호는 창백한 빨강입니다. 따뜻하기도 하고 분노도 있습니다. 경고 신호와 같습니다. 그것은 경위님을 보호해 주기도 하지만 어떤 위험을 뜻하기도…."
'소설가의 죽음'은 퍼트리샤 콘웰의 초기 걸작으로 불린다. 시리즈 통틀어 수작으로 뽑는 이들이 많다. 그나마 추리소설답다. 나름 좋다. 수수께끼를 많이 나열했고 살해되는 이도 많다. 어찌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실은 단순한 것이 겹쳐 있을 뿐이다.
주인공이 살인범한테 위협을 당하는 것은 전작 '법의관'과 달리 이야기 끝이 아니라 중간쯤에 등장한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깜짝 놀랄 사건을 배열하는 솜씨도 좋다.
잔혹한 사랑
패트리샤 콘웰 지음, 정한술 옮김/시공사
이 책은 시공사에서 가장 먼저 펴냈다. 1993년. 제목이 '잔혹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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