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0 움직이는 손가락 - 유쾌한 연애소설이 첨가된 추리소설

The Moving Finger (1943년)

원서로 읽었다.

추리소설을 읽으려고 했는데, 연애소설을 덤으로 읽었다는 이 기분은 뭘까. 이 소설 '움직이는 손가락'은 멋진 반전 트릭보다는 유쾌한 연애를 기대하는 것이 좋겠다. 왜들 이 소설이 발랄한 연애소설이라고 말해주지 않은 거야. 모태솔로는 이 책 피하길.

시골마을 라임스톡에 익명의 편지가 돌고 있다. 요양차 심지어 이제 갓 마을로 이사온 제리(소설의 화자)와 여동생한테도 왔는데, 황당하게도 둘이 남매가 아니라는 비방이었다. 별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웃어넘기고 편지를 곧바로 불태워 버린다.

그러던 중 사이밍턴 부인이 그 익명 편지를 받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정확히 일주일 후에 사미밍턴 집에서 일하던 하녀가 계단 밑 창고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거의 후반부에서 미스 마플이 이 마을로 호출되고, 소설의 화자인 제리의 말에 결정적 힌트를 얻어, 함정을 파서 범인을 잡는다. 증거가 없는 사건은 꼭 이렇게 함정 파서 범인을 잡아 확정하는 식이네. '서재의 시체'도 '목사관의 살인'도 그랬다.

범인을 프로파일링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논리적으로 따져서 성별과 사회계층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고 그게 물론 꼭 딱 맞지는 않을지라도 범인의 심리와 모습을 구체화한다.

사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살인 사건 해결이 아니라 동네 남녀의 연애다. 여신급 미모 엘시를 만난 제리의 반응이 재미있었다. 제리가 런던 데려가 메건을 변신시켜 주고는 사랑에 빠져 다음날 청혼까지 한다. 조안나가 의사 오웬랑 맺어지는 과정은 꽤 설득력 있고 흥미로웠다. 하여, 소설이 끝나며 두 커플이 결혼에 골인한다.

Posted by 러브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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