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9 패딩턴발 4시 50분 - 루시 아일스배로우

패딩턴발 4시 50분
4.50 from Paddington
애거사 크리스티 (지은이)
박슬라 (옮긴이)
황금가지

패딩턴발 4시 50분 기차를 타고 가던, 미스 마플의 친구인 맥길리커디 부인은 우연히 맞은편에서 지나가던 기차 창문을 통해 살인을 목격한다. 한 남자가 창문 쪽으로 등을 돌린 채 서서 여자의 목을 졸랐던 것.

철도 직원한테 얘기를 해 보고, 미스 마플한테도 얘기해서 경찰에 신고도 해 보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던 것. 미스 마플은 시체를 찾기 위해,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나선다.

이 소설에서는 첫 장편소설 '목사관의 살인' 이후 세월이 꽤 흘렀다. 마스 마플은 정원 가꾸는 일조차 하지 말라는 의사의 충고를 들을 정도로 늙었다. 직접 나서 시체를 찾으려고 현장을 돌아다니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리젤다(목사관의 살인에서 목사 부인이었는데 첫 아이를 임신 중이었음.)의 아들 레너드한테서 도움으로 지도를 살펴 보고, 열차 운행 정보를 확인해 보니 시체를 숨길 장소가 딱 한 곳이었다. 러더퍼드 저택.

마플은 그 저택으로 루시 아일스배로우를 보낸다. 요리사 겸 온갖 집안일을 하는 하인으로 그 집에 고용된다. 그리고 루시는 시체를 찾아나서는데...

 


루시한테 집안 모든 남자들이 들이댄다. 웃기면서 황당했다. 똑똑하고 예쁘고 거의 모든 일을 척척 잘하면서 성격도 좋으니 그럴 수 있겠다. 독자들조차 이 책을 다 읽고나서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루시 아일스배로우다. 나머지는 잊혀진다.

아니 이 문장은 기억되리라. "돈이 없을 땐 경멸하는 게 당연하죠. 가난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유일하게 고상한 행위니까."(294쪽) 반박하기 어렵네. 돈이 많아야 돈을 진심으로 경멸할 수 있다. 돈은 별 문제가 안 된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돈이 대단히 많다.

구두쇠 아버지를 둔 자신들은 아버지가 어서 죽기만을 바라고 있다. 아버지는 그런 자식들을 좋아할 리가 없었고 최대한 돈을 안 주고 안 쓰면서 장수하는 것으로 자식들 괴롭히는 게 낙이다.

큰 그림을 이렇게 그려 놓으니, 독자로서는 당연히 범인이 아들들 중에 한 명일 거라고 예상하게 된다. 그런데 아들들이 한 명씩 독살로 죽어가니, 당황하게 된다.

 

미스 마플이 커플 탄생을 눈으로 예언하면서 소설은 끝난다.

Posted by 러브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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