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53 깨어진 거울 - 진 티어니

깨어진 거울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한은경 옮김
황금가지 펴냄

제목이 깨어진 거울이지만 정작 소설에서는 안 나온다. 거울을 통한 트릭을 기대하지 마라. 앨프레드 테니슨의 시에 나오는 구절일 뿐이다. 아무래도 원서 제목을 봐야 이해된다.

번역문 11쪽에 보면, 
거미줄이 넓게 떠나닌다.
거울이 양쪽으로 깨졌다.
"내게 저주가 내렸다."고
레이디 샬럿이 외쳤다

"거울이 양쪽으로 깨졌다."의 영어 원문이 The Mirror Crack'd from Side to Side 다. 이를 깨어진 거울로 번역했다.

벤트리 부인이 여배우의 얼어붙은 표정을 보고 떠올린 시 구절이다. 도대체 뭘 봤기에 얼굴 표정이 그렇게 되었을까? 궁금하기 마련이다. 이야기 끝에서 말해주기 전까지는 절대로 독자가 알 수 없다. 범인이나 수법보다는 이게 궁금해서 끝까지 읽었것만... 엉뚱한 데서 헤매게 한 후에 끝에서야 알려준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한테는 생소한, 미국 영화배우 진 티어니의 실화를 거의 그대로 가져다 썼다. 아, 책 다 읽기 전에 검색해서 찾아 보지 말 것. 결정적인 스포일러가 될 테니까.

전반적으로 실망이다. 트릭이랄 것이 없었다. 범행 수법보다는 범행 동기에 중점을 뒀다고 하는데, 흥미롭진 않았다. 마지막도 인상적이지 않았다. 범인 잡는 맛이 없으니.

미스 마플이 많이 늙은 것과 시골 마을 세인트 메리 미드가 현대적으로 변한 모습을 흥미롭게 읽었다. 슈퍼마켓이 들어서고 아스팔트 도로에 조립식 장난감 같은 건물들. 

밴트리 부인은 남편이 사망한 후 가싱턴 홀을 여자 배우한테 팔고 더 작은 집으로 옮겨 살고 있다. 사건의 무대가 가싱턴 홀이다 보니, 예전 '서재의 시체' 사건이 언급된다.

Posted by 러브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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