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58 카리브 해의 미스터리 - 의안

카리브 해의 미스터리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송경아 옮김
황금가지 펴냄

웬 카리브 해? 미스 마플이? 부자 소설가 조카 레이먼드 웨스트 덕분에 요양차 외국 휴양지에 가게 된 것이다. 그동안 마플 집에는 집 꾸미기 좋아하는 동성애자 작가가 머물기로 했다.

제인은 심심하다. 영국 작은 시골 마을 세인트 메리 미드에서는 별별 일이 일어나지만 이 해변가 호텔은 따분하고 평온할 뿐이다. 이 때 사건이 일어난다. 미스 마플을 따라다니는 살인. 대개는 연쇄 살인. 이번에도 어김이 없다. 반드시 그렇다.

늙은 팔그레이브 소령은 주변 사람들한테 회고담을 들려주며 괴롭힌다. 한 얘기도 또 하고 또 하고. 한쪽 눈은 의안인데가 박제 개구리처럼 생겼다. 다들 웬만하면 피하려고 한다.

마플 양은 소령한테 잡혀서 이런저런 얘기를 듣게 되는데, 그 중에 하나는 살인 이야기였다. 아주 이상한 사건이라며 클럽에서 의료 종사자한테서 들은 이야기라고. 그런 후에 살인자의 사진을 보여주겠다면 미스 마플한테 넘겨주려는 그 순간.

 


소령은 마플 뒤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사진을 도로 지갑에 쑤녀 넣고 주머니에 넣어 버린다. 다음날 고혈압으로 사망. 마플은 그 사진을 얻기 위해 의사한테 거짓말까지 해 보지만 사진을 찾지 못한다.

늙은 소령의 죽음은 자연사로 위장한 것이었다. 고혈압 약을 누군가 소령의 방에 넣는 것을 목격한 호텔 직원 또한 사망. 호텔 여주인과 닮은 손님 또한 사망. 삼진 아웃 상황. 마지막 살인을 막기 위해, 정의 실현을 위해 마플이 나선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3부작을 기획했단다. 1부작은 이 '카리브 해의 미스터리'다. 2부는 이 책에서 나온 시한부 인생 갑부 라피엘의 유언으로 마플이 소환되는 '복수의 여신'이다. 3부는 작가 사망으로 못 나왔다. 나왔다면 아마 푸아로처럼 사망하는 것으로 썼을 듯 싶다.

마플은 라피엘한테 자신을 '네메시스'라고 말한다. 정의로운 복수만을 관장하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이다.

이제는 익숙해진 미스디렉션 수법이지만, 여전히 계속 속는다. 자꾸만 그쪽으로 유도하며 그쪽 얘기를 하는데 안 볼 수도 없고, 이렇게 쉬울 리가 없어 하고 의심은 계속하고. 그래도 주의 깊은 독자라면 안 속고 범인을 알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의안. 더는 힌트를 줄 수는 없다.

Posted by 러브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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