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앤 롤링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음모 속 음모
마지막 편의 반전은 그동안 호감을 가졌던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에 대한 반감을 사고 말았다. 해리 포터 이야기에서 내 기억에 남는 인물은 해리 포터도 덤블도어도 아니다. 스네이프와 네빌이다. 반감을 지녔던 두 인물이 영웅으로 나타날 줄이야. 다른 인물들은 반전의 소나기에 휩쓸려 잘 보이지 않았다.
덤블도어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그동안의 수수께끼를 모두 푼다. 머릿속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든 솜씨는 최고다. 독자의 예상을 뒤엎는 데는 성공했다. 허나, 독자의 가슴을 따스하게 하진 못했다. 그동안 애정을 쏟았던 인물에 대한 판단을 엎으면서까지 음모에 음모를 만들어야 했을까. 허탈하다.
어드벤처 게임을 하는 기분이었다. 아이템을 여기저기에서 모아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고,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을 만나 대화해서 비밀을 알아낸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세 가지를 증명했다.
1. 책에서 손을 못 떼게 하려면 계속 수수께끼를 내라.
2. 현실 세계와 상상 세계를 동시에 공존시키며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다.
3. 소설은 죽지 않았다. 재미있는 이야기에 대한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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