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바닷가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
황금가지
영화부터 얘기를 해야겠다. '게드 전기'라는 이름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이 나왔다. 이 3권 '머나먼 바닷가'가 바로 그 영화의 원작이다. 4권의 등장인물이 섞여 있지만 큰 틀은 3권이다. 영화는 원작의 큰 틀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바꿨다. 생각만으로는 화면을 전개하기 어려우니 그랬겠지. 장면과 사건이 있어야 하니까. 주제는 영화가 더 선명하게 보인다.
1권의 주인공은 게드. 소년의 성장 이야기였다. 2권의 주인공은 테나. 소녀의 성장 이야기였다. 3권의 주인공은 아렌이다. 소년 왕자 아렌은 대현자 게드와 함께 먼 길을 떠난다. 그 여정은 인간의 가장 큰 욕망인 불멸, 곧 영원한 생명에 대한 사색이다.
세월이 흘러서 게드는 중년 아저씨다. 어스시 세상은 마법과 꿈이 점차 사라지는 중이다. 그 원인을 알아 보려고 게드와 아렌은 길을 떠나고 그 길의 끝에서 영원히 살려는 자와 대결한다.
대결이라고 했는데, 그렇다고 뭔가 그럴싸한 흥분을 바란다면 포기하길. 르 귄의 글에는 그런 게 거의 없다. 잘 팔리는 대중 소설에 나오는 재미는 르귄의 소설 세계에 거의 없다. 밍밍할 거다. 화려한 마법도 신나는 싸움도 거의 안 나오니까. 평온하고 안정적인 사색이 흐른다. 영화로 만들기에는 참 심심한 이야기다. 눈에 확 띄는 사건이 없으니.
르 귄은 환상을 현실에 대한 은유로 쓰는 작가다. 상상은 현실의 반대편 거울로 본다. 현실과 비슷한 세계를 그린다. 그 환상 세계를 보면서 현실을 반성해 보는 거다.
이 책은 꿈과 현실, 삶과 죽음에 은유다. 용은 인간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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