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시를 향하여
애거서 크리스티
황금가지
배틀 총경이 나오는 소설은 읽다가 포기했었다. 이제서야 다시 챙겨서 읽는다.
이번에 '0시를 향하여'를 완독하면서 예전에 읽다가 포기했던 것이 기억났다. 젊은 시절에 내가 참을성이 정말 없었던 모양이다. 초반에 본격적으로 사건이 시작되지 않고 그다지 관련이 없는 여러 사건과 인물들이 나열된다.
자살하려다 실패한 남자, 자신이 한 도둑질이 아닌데 자신이 했단고 자백한 소녀, 음모를 꾸미고 있는 누군가. 아무리 봐도 이 세 가지 조각이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리라고 예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인내심이 금방 바닥 나고 읽기를 포기했었던 것이다.
눈에 잘 보이는 것에 현혹되어 흔해 빠진 남녀 삼각관계로 짐작하고 사건을 풀려고 했으니, 당연히 이번에도 어김없이 당했다. 그렇게 당하라고 이야기를 썼으니까 그렇게 읽는 것이 맞다.
범인이 잡혀서 이제 끝났네 했더니 읽을 분량이 아직도 남았고 이야기가 계속 진행된다. 뒷이야기인데, 이 부분에서 그만 읽을까 싶었으나 다 읽으니 상큼한 디저트 같은 재미를 맛보았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여기에 후일담의 반전까지 있다.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역시 애 여사님이다.
나처럼 초반과 후반에 읽기를 포기하려는 독자가 있다면 조금만 참고 더 읽어나아가라. 꿀 같은 재미가 곰처럼 우직하게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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