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식 살인
시릴 헤어 지음
이경아 옮김
엘릭시르 펴냄
An English Murder (1951)
'영국식 살인'을 재미있게 읽을 사람은 아마도 영국 추리소설에 익숙해서 영국이 소설 속 고향이리라. 귀족 작위를 가진 인물이 있고 저택에 집사며 요리사에 하인이 있다. 눈이 내리고 집안은 밀실이 된다. 외부로는 연락이 두절되고 살인이 일어나고 또 살인이 일어난다. 도대체 누가 범인이란 말인가?
왜 그냥 살인이 아니고 하필 '영국식' 살인이란 말인가. 그에 대한 답이 이 소설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영국에서만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살인이고 그래서 그에 따라 범인이 보일 수밖에 없는 사건이다. 애써 셜록 홈즈니 푸아로니 미스 마플을 불러다 조사할 필요가 없다. 영국을 안다면 범인을 알 수 있다. 영국을 모르면 범인을 알 수 없다.
복잡한 트릭에 놀라운 반전을 기대한 사람에게는 시시하고 밋밋하고 평범한 추리소설이다.
영국을 좋아한다면 읽어 보길 바란다. 작가 시릴 헤어의 포근한 문장을 읽는 맛이란 얼그레이 홍차 마시는 기분이다. 대화가 따스하다. 푸근하게 펼쳐지는 영국 저택과 영국 사람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어 원문은 여기에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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