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발명 -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열린책들 |
[추천도서 004] 고독의 발명 - 폴 오스터 / 고독과 기억과 글쓰기
폴 오스터가 유명해지기 전 초기 작품이다. 소설은 아니다. 그렇다고 간단히 수필이라고 말하기도 곤란한 책이다. 자전적 회상록이라고 하는 편이 가장 가까운 것 같다.
글의 종류야 어찌되었든, 이 책은 읽고나면 이미지로 남는다. 고독, 조용한 방에서 홀로 글쓰기, 기억, 침묵, 운명, 가족.
책은 장이 두 개다. 서로 독립되면서 서로 연결된다.
1장. '보이지 않는 남자의 초상화'는 아버지에 대한 회상이다. 소설 같은 가족사다. 폴 오스터 본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이야기하는 와중에 자신을 드러낸다.
이혼 이후 15년간 옛날 저택에서 유령처럼 혼자 살다가 죽은 아버지.
"욕구가 없는 남자, 이 세상이 주는 모든 것을 이 남자는 무엇 하나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아버지를 보고 있노라면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25쪽)
작가는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그 집에 들어가 유품을 정리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회상을 한다.
2장. '기억의 서'는 앞의 1장처럼 지난 일을 회상한다. 다만, 그 범위가 넓어진다. 글을 쓰는 일 자체에 대한 성찰이 이어진다.
고독, 죽음, 기억, 글쓰기의 사색이 빙글빙글 맴돌며 환등기처럼 기묘한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폴 오스터의 팬이라면, 자서전으로 읽힐 것이다.
오스터는 무명시절에 대필을 해서 먹고살았다. 추리소설/탐정소설 '스퀴즈 플레이'를 썼다. 우울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유명 작가의 초창기 작품은 흥미롭다. 그가 나중에 화려하게 펼쳐보이는 소재와 주제를 엿볼 수 있으니까. 폴 오스터 팬이라면 '고독의 발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고독의 발명'은 고독과 기억과 글쓰기에 대한 유려한 사색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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