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시스터
The Little Sister (1949)
레이먼드 챈들러 | 박현주 | 북하우스 | 2005

영화계 염증을 신랄하게 표현
필립 말로 시리즈 중 평가가 가장 안 좋은 장편소설이다.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가 영화계에 염증을 느낀 후 다시 소설 쓰기에 전념해서 그런지 무척 냉소적인 말을 많이 쏟아냈다. 주인공 말로가 시리즈 첫 작품부터 그랬기는 했지만 이 작품에서 제일 심하게 나온다. 신랄한 말을 비아냥거리는 투로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한다.
특히 경찰한테 많이 당하는데, 오늘날에는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소설 집필 당시에는 픽션이 아니라 실제로 그랬다고, "이 나라는 경찰 혐오자들의 국가지."(291쪽)라고 할 정도니, 주인공이 욕이 안 나올 수가 없고 삐뚫어질 수밖에 없다. 애초에 소설 세팅이 비열하고 타락한 세상 속에서 탐정이 어떻게든 선한 사람 구하는 것에 집착하는 식이다.
챈들러의 묘기에 가까운, 기발한 문장을 바라는 독자라면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문장으로 서커스를 하는 작가다. 하루키 소설에서 읽었던 듯한 문장도 보였다.
이야기를 바라는 독자한테는 쓸데없이 복잡한 사건에 짜증이 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실제로는 간단하다 못해 정말이지 아무것도 아니다. 사람들 관계가 꼬이고 엮여서 복잡해졌던 것이다. 마지막 문장을 읽을 때까지 사건의 진실을 알 수 없게 되어 있다. 뭐든 적당히 해야지 원. 그리고 끝이 좋아야지. 이건 좀 심했다.
202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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