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잭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시리즈물을 읽는 이유는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전편의 인물들이 3편에 다시 등장한다. 2편 '소설가의 죽음'에 등장했던 스카페타의 옛 애인 마크와는 이번 편에서도 여전히 잘 안 풀리고 있으며, 1편 '법의관'의 저돌적인 기자 애비는 이번 편의 사건을 책으로 내려고 한다.
법의관 스카페타와 형사 마리노의 대화가 재미있다. 귀엽다.
마리노의 음성이 다급하게 들려서 나는 수화기를 낚아챘다.
"여기 있어요."
"박사가 맞소, 아니면 아직 기계요?"
"알아맞혀봐요."
이 둘에 전직 기자 출신 애비가 합세한다. 냉소적인 말대꾸가 일품이다.
"말로는 날 아껴주겠다고 하지만 알고 보면 그 속뜻은 저녁밥 차려달라, 빨래해 달라, 청소하라는 거잖아."
스카페타가 이혼을 당한 마리노에게 하는 말에는 여성 특유의 진솔한 감성이 돋보인다.
"당신 아내는 돈 따위는 전혀 상관 안 할 거예요. 그보다 자신이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끼고 싶을 거예요."
결론이 마음에 안 든다. 그냥저냥 이래저래 범인은 잡혔고 그동안 중요하게 여겼던 단서는 오해였거나 잘못 알고 있었다는 식으로 끝난다. 미스터리는 맥 없이 풀리고 마지막 결말은 진부하다.
커플 연쇄 살인범 이야기인데 복잡하게 얽혀놓았다. 정치 음모론에 FBI와 CIA의 비밀주의, 특종을 따내려는 기자, 책을 내려는 애비, 심령술사, '젠장'이라는 이름의 개, 하트 잭 카드, 현장에 안 보이는 피살자의 신발 등. DNA로 마지막 반전까지 만들어 보인다. 그래도 썰렁하다.
스카페타 마리노 커플의 정다운 수사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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