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의 지문
퍼트리샤 콘웰 지음
홍성영 옮김
노블하우스 펴냄
현재 이 책을 서점에서 구할 수 없다. 헌책방이나 도서관에서 찾아내 읽어야 한다. 저작권을 가져간 RHK(전 램덤하우스코리아)에서 이 책을 1권짜리로 다시 내 줄 것이다. 언제일지는 알 수 없다. 시리즈 3권까지 수정판으로 내다가 멈추고 최신작 위주(12권부터)로 출판 중이다.
디자인에 신경을 무척 썼다. 책표지에 지문을 볼록하게 처리했다. 서지사항에 보니 역시나 디자인 팀이 따로 있었다.
교정 교열 두 명이 있는데, 결정적 실수를 하고 말았다. 초판 2쇄 2권 158쪽 끝에서 문장이 끊겨서 원서 확인해 보니까 문장을 날려버렸다. 빠진 부분 "and Finlally PCP. And one morning he suddenly comes to and finds himself brutalizing the corpse of a stranger."
법의학 전문가 한길로의 추천사가 1권 맨앞에 있다. 스카페타 시리즈 1권 시작 부분을 우리나라 상황으로 바꿔서 쓴 부분이 재미있다.
{따르릉…….
"박사님, 논현동 190번지에 변사 있습니다."
과학수사반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소설과 현실은 격차가 상당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나라 한해 평균 변사자 2만5000건인데 전문 법의관은 23명뿐이란다. 지인 중 한 명이 병리학자인데, 국과수에 지원해서 근무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근무환경이 열악해서 대개들 피한다고 한다. 다른 의사들에 비해 낮은 급여와 밤낮 없는 노동에 항상 대하는 것은 시체. 이러니 안 하려고 하는 것이 정상.
소설에서는 근사하게 나오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닥터 하우스니 CSI니 해서 병리학이라는 게 있다는 사실이 가까스로 알려지긴 했지만, 드라마를 봤다고 해도 저 사람들이 병리학자라고 기억하는 사람의 극소수다. 해부병리학이든 법의학병리학이든 여전히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고 어렵게만 보이는 분야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사람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검시 결과만 서류로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리즈가 4권까지 오면서, 작가의 이야기 솜씨가 늘었다. 사형수가 사형되는 날, 그 살인범이 저질렀던 것과 동일수법의 범죄가 일어나고 계속 살인이 일어나는 가운데 사형된 이의 지문이 현장에서 발견된다. 이런 기이한 판국에 죽은 사형수의 신원 자료가 모조리 사라진다. 여기에 교도소장을 비롯해서 윗선에서 뭔가를 숨기고 있다. 그 파장은 주인공 스카페타의 사임 압박에 이른다. 스카페타는 법정에까지 서는 위기에 처한다.
스카페타 시리즈 이야기의 패턴이 그랬듯, 이번 4편에서도 주인공은 위기 상황에 몰리고 범인은 여차저차 해서 밝혀진다. 콘웰의 추리소설은 용의자가 나열되고 누가 어떻게 살인했는지 추리하는 재미는 없다. 대신에 스릴감이 고조되는 맛이 있다. 특히 '사형수의 지문'은 연쇄 살인이 폭주 기관차처럼 일어나고 주인공이 모함을 당한다.
스카페타와 마리노는 티격태격이지만 취향이 달라서 그런 것이고 정은 많이 붙어서 서로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 준다. 마리노는 형사 생활에서 점차 지쳐간다. 이혼에 건강 악화에 스카페타 박사 걱정에 수사에 힘들다. 자기 일에만 충실하고 주변 사람들과는 잘 지내지 못하는 면에서 스카페타와 닮았다.
2편에 등장해서 3편까지 주인공을 방황하게 했던 옛애인 마크는 이번 4편에서 테러로 죽은 것으로 나온다.
주인공의 조카 루시는 마리노랑 나름 친해진다. 마리노가 루시한테 총 쏘는 가르쳐 준다. 루시는 천재인데 이번 사건에서 해킹 솜씨를 발휘해서 FBI 프로파일러 벤턴 웨슬리의 주목을 받는다. 아무래도 FBI에 루시가 들어갈 듯하다. 루시는 이모 스카페타랑 말싸움을 하지만 어머니보다 더 사랑한다. 스카페타도 조카를 딸처럼 여긴다.
소설 후반부에 웨슬리는 스카페타에게 FBI 행동과학팀 자문을 제안한다. 다음 편에서는 이번 편에서 도망친 살인범을 잡지 않을까 싶다. 이러면 다음 편을 안 읽을 수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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