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마법사 The Wonderful Wizard of Oz 옥스포드 영어원서 리뷰 - 구판과 신판 비교
:: 옥스포드 월드 클래식 구판과 신판
영어원서 중에서 옥스포드 월드 클래식 Oxford World's Classics을 선호하는 이유는 책을 누워서 쌓아놓으면 보기 좋기 때문이다. 책등 제목이 가로로 써 있고 배경이 흰색에 글자색이 검정이다.
구판과 신판이 있는데, 내용적으로는 거의 똑같다. 표지와 종이만 바꾸었다. 신판 표지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은 그림을 책 제목이 가린다는 점이다. 그냥 가리는 것이 아니라 그림의 중요 부분을 가리는 경우가 많다. 구판처럼 제목을 상단에 걸어 두면 좋을 텐데...
그래서 일부러 구판을 중고서점에서 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구판은 가끔씩 보면 종이가 누렇게 변색이 되어 있다. 단지 오래되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종이 질 자체가 싸구려다.
셰익스피어 작품들은 예외다. 영국 출판사 아니랄까 봐 질 좋은 종이에 실제본까지 해서 내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영국의 자존심이니까 세월 지나면 누렇게 변색되는 싸구려 종이에 책장 잘 떨어지는 풀제본을 해서 내지는 않겠다는 거겠지.
The Wonderful Wizard of Oz (Paperback) - L. 프랭크 바움 지음, 수잔 울스텐홈 엮음, 윌리엄 월리스 덴슬로우 그림/Oxford(옥스포드) |
The Wonderful Wizard of Oz (Paperback) -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Oxford University Press |
:: 오즈의 마법사 영어원서가 번역서보다 더 쉽게 재미있게 읽히는 이유
오즈의 마법사를 더클래식에서 펴낸 번역본으로 읽다가 포기했었다. 영문판 합본이었는데도 어찌된 일인지 잘 안 읽혔다.
오즈의 마법사 1 - 전2권 (한글판 + 영문판) -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손인혜 옮김, 윌리엄 월리스 덴슬로우 그림/더클래식 |
그러다 옥스포드의 영어원서로 읽으니까 읽혔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면, 삽화와 문체 덕이다.
더클래식 번역본에도 덴슬로우의 그림이 있긴 하지만 옥스포드 원서만큼 풍부하게 많이 담겨 있진 않다.
영어원서 읽는 사람들은 다들 알겠지만, 사전을 안 찾고 영어원서를 완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리고 대개는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이 나오면 읽기를 포기하기 마련이다.
그런 기준으로 보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어원서로 읽기 대단히 어렵다. 나오는 단어가 낯설고 어려운 것이 많은 것에 더해서 다의어 말장난까지 하기 때문에 영어 원어민이 아니고서는 수월하게 읽기 어렵다.
반면 이 오즈의 마법사는 비교적 사전을 덜 찾는다. 한 챕터에 가끔 한두 개고 많아야 다섯 개를 안 넘는다. 문장이 쉽고 간결하다. 별다른 문학적 수식이 없다. 어린이가 읽기에 딱 좋다.
:: 오즈의 마법사, 원작소설이 영화와 다른 점
오즈의 마법사 - 빅터 플레밍 감독/기타 (DVD) |
일단, 원작 소설의 제목은 그냥 '오즈의 마법사'가 아니라 '원더풀한, 오즈의 마법사'다. MGM 영화는 The Wonderful Wizard of Oz를 줄여서 The Wizard of Oz로 한 것이다. 후자가 유명해서 국내에는 그냥 '오즈의 마법사'를 소설 제목으로도 쓰고 있다.
주인공 도로시가 나쁜 마녀한테서 얻어 신은 구두의 색깔은 영화에서 빨강색으로 나온다. 하지만 원작소설에서는 은색이다.
영화에서는 도로시의 성이 나온다. 그래서 주디 갈런드가 맡은 주인공의 이름이 도로시 게일이다. 반면에 소설에는 도로시의 성이 안 나온다.
:: 감상
다소 도식적인 구성이다.
오즈는 동서남북, 중앙 이렇게 되어 있다. 중앙에 애머랄드 시티가 있다. 동서남북에는 각각 마녀가 지배자인데, 남북은 선한 마녀가 있고 동서에는 악한 마녀가 있다. 그리고 오즈는 사방이 사막으로 둘러쌓여 있다.
숫자 3에 대한 집착은 집요하면서도 이야기의 뼈대를 효과적으로 구성한다. 예측이 가능하면서도 재미있다고나 할까. 길동무로 세 명을 얻고, 소원은 세 가지만 들어주는 모자가 있으며, 은색 구두를 신고 세 발자국을 걸어서 집에 도착한다. 동화적인 느낌도 준다.
나 같으면 그냥 오즈에 머물지 애써 집으로 가려고 하지 않을 것 같다. 헬조선이 뭐 좋은 게 있다고 다시 집으로 오겠는가.
이 동화는 행복, 능력, 재능, 희망은 이미 자신에게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토록 집에 돌아가고 싶어 하는 도로시는 이미 이야기 초반에 얻은 그 구두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온갖 고난과 갖가지 모험을 겪은 후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된다.
이미 지혜로운 허수아비, 이미 가슴 따스한 깡통인간, 이미 용감한 사자. 하지만 이 셋도 이를 모르고 열심히 그것을 얻으려고 애를 쓴다. 오즈의 마법사는, 실제로는 사기꾼이지만, 이미 그들한테 있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마치 물질적으로 얻는 것처럼 믿게 한다.
이런 진리는 유명한 것이 탈옥수다. 탈옥수는 감옥에서 나가기 위해 열쇠를 찾고 탈출구를 찾는다. 그런데 본질적으로 감옥을 빠나가게 해주는 열쇠는 바로 자기 자신인 것이다. 열쇠 자체는 탈출하는 자기 자신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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