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록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Ta eis heauton
열린책들 | 2011년 12월
5점 ★★★★★ 끝내줍니다
내면의 신성 추구를 위한 부단한 자아성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쓴 명상록은 철학 서적이라기보다는 일기에 가까운 책이다. 본인이 스토아철학을 널리 알리기 위해, 혹은 이 철학사상을 정리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라 전쟁 중 틈 날 때마다 자아성찰을 위해 썼다.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해 쓴 글이 아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블로그 일상글 같은 것이다. 물론 그 수준과 상황은 전혀 다르지만.
미드 시청에 빠져 있다 보니, 넷플릭스가 사람 잡는다, 책을 거의 안 읽고 있었다. 그러다가 블랙 세일즈를 보다가 책이 나와서 드라마 시청을 마치고 드라마에 나온 책을 읽기 시작했다.
명상록은 이미 읽은 책이지만 드라마 블랙 세일즈에서 인상적으로 남았기에 그 낡고 익숙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 새롭게 다가왔다.
블랙 세일즈에 나오는 여자 캐릭터가 이 책을 가장 좋아하는데, 자신이 현재 처한 불우한 상황에서 굳굳하게 살아남기 위한 터팀목 역할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에서는 온갖 부조리, 타락, 배신, 범죄, 살인, 권력투쟁, 모략이 뒤덮고 있는데 이런 철학책이라니. 놀라운 대조였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이 책의 구절은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와 부딪히는 바위처럼 되어라. 바위는 동요할 줄 모르며, 거친 바닷물은 그의 발치에서 잠든다."이다. 제4권 49절.
한때 철학 서적을 꾸준히 다양하게 많이 읽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종교만큼이나 철학에 회의적인 생각이 든 후부터는 철학 책을 안 읽었다.
어떤 철학 도서를 읽든 어쩐지 궁극적인 답이 없는 질문만 계속 들 뿐이고 결국 다 하나의 의견일 뿐이고 절대적으로 옳거나 타당하고 말할 수 있는 철학 사상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실용의 관점에서 보자면 철학서적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문학서적은 재미라도 있지, 철학책은 그딴 것도 없다. 자기계발을 위해서 철학책을 읽기도 하지만 그건 예술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것처럼 자기 편할 대로 이용하는 것일 뿐이다.
외부 세계가 복잡하고 혼란스럽고 자꾸만 심란하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펴서 아무 데나 읽어 보라. 마음을 다잡고 인생을 제대로 살고자 하는 의지를 세우라. 물론 스토아철학을 진리로 받아들이라는 말은 아니다. 스토아철학을 자신의 인생의 지침으로 여기라는 뜻도 아니다.
삶의 불행과 역경, 요즘 같은 불황과 심리적 절망에 굴하지 말고 굳굳하게 살아라. 그러고자 할 때 이 책이 위안이자 격려가 될 것이다. 설령 행운과 경제적 풍요를 맞이한다 하더라고 사람 내면의 강건함이 없으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마르쿠스가 이 책 자성록에서 끝없이 되내이듯 우리는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안다면, 그것이 철학의 시작이요 내면 성찰의 핵심이 되어 사는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이것은 불운이 아니다. 그리고 이것을 용기 있게 참고 견디는 것은 행운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제4권 49절
인생의 진정한 의미는 행운을 즐기는 것보다는 불행을 이겨냄에 있는지도 모른다.
# 더 읽을만한 책
스피노자 '에티카' - 스토아 철학을 체계적인 윤리학으로 발전시켜 집대성한 책이다. '명상록'과 같은 맥락의 글이면서 확장된 모습이다.
에픽테투스 '엥케이리디온' - 스토아 철학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선배 되는 이의 대표적인 저서이다.
세네카 '행복론' - 스토아 철학자
파스칼 '팡세' - '명상록'의 문체와 비슷하다.
토마스 아 켐피스 '그리스도를 본받아' - 문체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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