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의 분열
김주호
장산
1995.02.01.
이 철학 에세이는 크게 세 부분이다. 제1부: 삶으로부터의 의지의 분열, 제2부: 삶의 사유 공간과 그 해석, 제3부: 감성과 그 삶의 이해
제1부는 '우리 시대 인도자들의 새로운 시도'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우리가 평소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해 가볍게 핵심만 찌르면서 글이 전개된다. 현대의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글귀들이 많다.
제2부에서 작가 김주호의 독특한 철학 체계를 만나게 된다. 그의 철학 체계는 동양철학의 이기론, 불교 철학, 칸트 철학, 그리고 수많은 철학자들의 의견도 포함되어 있으며, 심리학, 미학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글의 전개가 상당히 논리적이라서 독자가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선형적 삶의 세계, 평면적 삶의 세계, 공간적 삶의 세계, 마치 수학의 점, 선, 면, 공간을 연상하게 한다. 존재와 반존재, 의지와 반의지, 인식과 반인식이라는 점을 토대로 서로를 연결시키면서 평면을 구성하고 다시 입체, 즉 공간을 구성한다. 결국 8개의 사유 공간을 설정하고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뒤따른다.
나는 제3부를 가장 처음에 읽었다. 글이 간단하고 깔끔하면서 매력적이다. <노트1. 삶의 감상적 분석>은 우리가 주변에 느낄 수 있는 철학적 생각에 대한 아름다운 스케치 같은 글이다. <노트2. 여름에서 가을까지>는 자연에서 느끼는 작가의 철학적 생각을 정말 아름답게 글로 표현하고 있다. 태양, 파란 하늘, 바람, 흙, 구름, 나뭇잎, 안개, 빗방울, 노을이 수채화처럼 눈에 보일 듯이.
19950509
이 책 출판 당시에 나름 인기를 얻어서 책이 팔리고 저자도 어느 정도 유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세월의 급류에 쓸려 살아남지는 못한 듯 보인다. 검색해 보니, 김주호는 2008년에 새 책을 하나 더 냈다. 하지만 이 책마저도 주목하는 이는 없다.
이 책은 당시에는 신선했었다. 이유 없이 실의에 빠진 이십 대 시절에는 그랬었다. 자신이 읽은 철학책을 이리저리 조합한 아마추어 철학자의 평범한 책인데도 열광했었던 것은 워낙 독서량 부족했던 탓이리라. 젊었을 때는 뭐든 좋아 보이지. 철학, 과학, 종교에 대한 절대 신뢰가 무너지고 책 읽는 것도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닌 지금에서 보니, 참 순진했던 시절이었다.
201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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