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의 선택
박이문
미다스북스
2017.02.16.

철학적인 문제를 명쾌하고 끈질지게 다룬 글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
글쓴이의 지적 편력기

박이문 평론집 <하나만의 선택>은 1978년에 초판 발행되었다. 내가 읽은 책은 4쇄로 1983년에 펴낸 책인데, 종이 색이 누렇게 바랬다. 이렇게 낡은 책이 날카로운 글을 담고 있는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읽으면서 감탄, 감탄, 감탄!

철학적 문제, 문학 이론에 대해서 명쾌하게 논리적으로 쓰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이해하기 어렵고 뚜렷하지 못한 것들이 저자의 눈을 통하면 너무나도 명확하게 보인다. 그 동안 내 머리를 괴롭히던 애매하고 복잡했던 생각들이 정리 정돈 된 느낌이다.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싶었고, 뜨겁게 살고 싶었고, 옳게 살려고 애써 왔었다고 믿는다." 라는 [책 머리에] 글이 참 인상적이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현대사상과 그 관점]에서는 주로 철학적인 문제들을 다룬 수필이다. 구조주의와 기호학, 이념학과 현대사상, 과학과 윤리, 인간과 인간적인 것, 종교와 형이상학과 종교적 경험, 동서사상의 한 비교점, 사르트르 철학의 핵심, 실존주의문학과 인간소외, 자연과 의식과의 변증법 -'바실라르 연구'를 중심으로.

[부조리의 조리]에서는 주로 한국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다루었다. 종교인과 종교장이, 대학 문학 철학, 민족적 자각과 반성, 부조리의 조리, 정신의 옹호, 외래문화에 대하여, 한국인--사고의 자립, 이론과 실천.

[하나만의 선택]에서는 저자의 귀향과 지적 편력기를 다루고 있다. 고향의 전나무처럼, 하나만의 선택 --나의 지적 편력기.

글쓴이의 명쾌하고 논리적이고 끈질긴 철학적 사고가 문장에서 빛나고 있다.

1996.6.8

이성, 지성, 지혜, 지식, 철학, 논리, 언어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그리고 만병통치약처럼 현실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지성인은 언제나 깨어있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진실을 가르치지 말고 가리켜야 한다.

2015.1.7

Posted by love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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