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의 철학 - 질 들뢰즈 지음, 박기순 옮김/민음사 |
질 들뢰즈가 스피노자의 철학을 해설한 책이다. 스피노자에 대한 기존 해석을 완전히 뒤엎는다. 스피노자를 유물론자, 비도덕론자, 무신론자의 철학자로 보여준다. 범신론자로만 취급되었든 스피노자가 전혀 새로운 인식의 광활한 수평선을 보여준다.
이는 내게 충격이었다!
도덕은 선과 악을 전제로 상과 벌로 논리로 인간의 삶을 억압한다. 그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윤리일 수 없다. 그것은 폭력이다. 진정 자유로운 인간은 선악이 아니라 좋음과 나쁨을 따른다.
스피노자는 성경에 나오는 '아담과 사과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풀어낸다.
"'너는 저 열매를 먹지 말라', 불안에 사로잡힌 무지한 아담은 이 말을 금지의 표현으로 듣는다. 신은 그에게 단지 과일의 섭취가 낳을 자연적 귀결을 드러냈을 뿐인데, 아담은 원인들을 모르기 때문에 신이 자신에게 어떤 것을 도덕적으로 금지한다고 믿는다. 스피노자는 이것을 집요하게 상기시킨다. 선과 악은 없으며, 좋음과 나쁨이 있다."
근대의 가치관, 아니 지금도 꾸준한 지지를 받고 있는 선악 관념은 정말로 타당한 것인가?
"이해해야 할 것을 명령과 혼동하고 인식을 복종과 혼동하며 존재를 당위와 혼동하는 오랜 오류의 역사가 존재한다. 법칙은 언제나 선악이라는 가치의 대립을 결정하는 초월적 심급이지만, 인식은 언제나 좋음-나쁨이라는 존재 양태들의 질적 차이를 결정하는 내재적 능력이다."
기독교 사상의 죄의식과 선악의 대립적 가치는 지배 이데올로기의 강압적 법칙이다. 자연스럽지 않다. 진정한 윤리는 각 개인의 명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스피노자 철학의 현재성과 미래성, 그 혁명적 사상의 특징을 잘 설명한 책이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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